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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함 있는 SW 리콜비용 더 들어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07-04-06 14:57 조회 : 4347
소프트웨어(SW)는 컴퓨터만 돌리지 않는다. 각종 기기가 전자화되면서 SW는 이젠 반도체에 버금가는 '산업의 쌀'이 됐다.

휴대전화.TV.자동차를 작동하는 것은 물론, 공장.물류 자동화, 금융 전산화, 교통.건물 제어 등에도 SW가 들어간다. 정보기술(IT)이 발전할수록 SW의 역할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일본 전자업체 파나소닉은 TV에 들어가는 SW에 제조원가의 절반을 쓴다. 15년 전에는 SW비중이 3%에 불과했다. 기계산업의 대표격인 자동차도 이와 비슷하다.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하이브리드카(가솔린과 전기를 동력원으로 함께 쓰는 차) '프리우스'는 제조원가의 47%를 전자기기 및 SW에 투입해 만들어진 차다.

미국 IT시장 조사기관인 VDC에 따르면 휴대전화.자동차.전투기 등의 개발비 중 SW 관련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절반을 넘어섰다.

이처럼 SW의 경쟁력이 곧 제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러나 'IT 선진국'을 표방하는 한국의 SW 산업 기반은 취약하기 그지없다. PC에서 직접 사용하는 패키지 SW는 물론, 휴대전화.TV 등에 들어가는 '내장(embeded) SW'의 국제 경쟁력은 보잘 것 없다. 국내 내장 SW 시장은 지난해 84억 달러(약 8조200억원)로 세계 4위 규모지만 주요 SW는 거의 외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의 또 다른 IT 시장조사기관인 IDC가 전 세계 53개 주요국의 IT산업 투자액에서 SW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을 조사해 순위를 매긴 결과, 한국은 35위로 처졌다. 국가 경제력이 우리보다 훨씬 뒤진 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에도 뒤졌다. SW에 대한 투자에 인색한 결과다.

휴대전화용 무선 인터넷SW 개발업체 A사. 2005년 한 이동통신사가 발주한 SW 개발 용역을 따낸 이 회사는 직원 10명을 1년간 투입해 SW를 개발했고 그 때 받은 돈은 5억원이다. 인건비(1인당 연간 2000만~4000만원)를 주고 각종 경비 등을 빼고 나니 남는 게 거의 없었다고 이 회사는 주장했다.

이 회사 김 모 사장은 "용역을 받아 개발한 SW는 소유권이 발주사에 있기 때문에 다른 데 팔아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없다"며 "납품단가를 맞추려면 개발시기를 줄여야 하고, 그러려면 테스트를 하는 둥 마는 둥 해야 한다"고 실토했다. 테스트 컨설팅 회사 STA 권원일 대표는 "SW 개발을 제대로 하려면 개발(프로그래밍) 과정마다 테스트를 해야하는데 국내에선 이런 과정을 거치는 곳이 거의 없다"며 "SW에 결함이 발견되거나 장애가 발생하면 이를 바로잡는 비용이 개발비보다 더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부실SW의 후유증은 심각하다. 국내 한 전자업체는 최근 호주에 수출한 LCD TV와 PDP TV 17개 모델에 말썽이 생겨 곤욕을 치렀다. TV에 들어간 SW가 호주 방송국이 설정한 불법복제 방지 프로그램과 충돌해 화면이 이따금씩 멈춰섰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문제가 된 TV를 산 고객의 집을 일일이 방문해 무료 수리해줘야 하는 부담을 안게됐다. 외국에서도 부실 SW는 골치덩어리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북미 지역 자동차 업체들은 연간 품질보증 비용으로 100억 달러를 쓰고 있는데 이중 30~40%는 전자기기 및 SW가 빚은 말썽을 바로잡는 데 들인다고 한다. 2004년 독일에서 일어난 자동차 리콜(137건)의 9%도 전자적인 문제였다. 전문가들은 부실 SW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면 투자를 많이 해야한다고 지적한다.

국민대 컴퓨터공학부 임성수 교수는 "대기업이 해외에서 검증된 SW만을 쓰려는 태도를 바꿔 국내 중소 SW업체와 동반 성장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정부도 내장 SW를 단순한 산업으로 보지 말고 전체 산업의 기반이 되는 인프라로 여기고 과감하게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소 복득규 수석연구원은 "자동차.조선 등 모든 제조업에서 SW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내장 SW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원배 기자